FIBA BASKETBALL WORLDCUP 2019

아시아지역예선 2차전 경기결과


한국 81 : 92 중국

홈에서 패배를 맛본 한국


11월에 진행된 FIBA 농구월드컵 2019의 아시아 지역예선 1라운드 두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한국은 23일(목) 벌어진 뉴질랜드의 원정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고 26일(일) 홈에서 중국을 상대하였습니다. 중국은 예선 1차전에서 홍콩을 무려 52점차로 제압하고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서두에 언급한 스코어처럼 한국은 사상 첫 홈에서 벌어진 월드컵 예선경기에서 아쉽게 패배를 맛봐야했습니다. 오늘은 농구월드컵 2019 아시아 지역예선의 두번째 경기, 한국과 중국의 경기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 FIBA 농구월드컵 2019와 관련된 다른 정보는 아래 포스팅을 방문해주세요!




전반 - 박빙의 점수쟁탈전, 예측하기 힘든 승부


중국의 에너지 vs 한국의 노련함

양팀 치열하게 치고 받은 전반전이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양팀은 점수를 주고 받았는데 이 흐름이 전반이 끝날 때 까지 이어졌습니다. 한국은 뉴질랜드 전과 같은 스타팅 라인업으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중국이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 답게 경기 시작부터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수비를 펼쳤습니다. 한국의 장점인 패싱게임 + 외각공격을 차단하고자 하는 의지가 돋보인 중국의 수비였습니다. 볼을 가진 선수는 하프코트부터 강하게 압박을 펼치고 스크린에 걸리는 상황이 발생하면 포지션을 불문하고 스위치 수비를 펼쳤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 경기 초반 터진 3점 두방을 제외하고는 원활한 외각 찬스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상대의 공격적인 수비를 노련하게 대처했습니다. 주로 투맨 게임을 통해 찬스를 만드는 모습이 많았는데요. 특히 경기 초반 김종규 선수의 몸놀림이 상당히 가벼웠습니다. 박찬희, 이정현 선수와 픽앤롤을 하며 좋은 장면들을 수차례 만들어냈습니다. 득점은 물론이거니와 중국의 장신선수들로부터 파울을 이끌어내는 플레이도 많았습니다. 또한 오프스크린을 통해 미스매치를 만드는 모습도 나왔습니다. 이정현, 양희종 선수와의 스크린을 통해 오세근 선수가 중국의 가드들과 매치가 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기회에서 오세근 선수는 묵직하게 포스트에서 자리를 잡고 득점을 올려줬습니다. 교체로 들어온 이종현 선수 역시 전에 없던 골밑에서의 적극성을 보이며 중국 선수들을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바스켓 카운트도 얻어내고 언스포츠맨십 파울도 얻어내는 등 인상깊은 플레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2쿼터 중반, 김종규 선수가 레이업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습니다. 처음에는 큰 부상이 아닌 줄 알았으나 무릎 쪽에 이상이 있었고 결국 나머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경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더욱 아쉬운 부상이었습니다.

(※ 김종규 선수는 무릎부상으로 6주간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기사가 났네요. 대표팀, 소속팀, 본인 모두 속상한 부상일 것 같습니다. 잘 치료해서 무탈하게 복귀했으면 하네요.)


대단했던 전반 활약의 순밍후웨이

반면 중국의 전반은 순밍후웨이 선수가 이끌었습니다. 이 선수 자국리그에서도 평균 기록이 그다지 좋지 않은 선수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날 활약이 대단했습니다. 전반전에만 19점을 기록했고 100%의 야투성공률을 보였는데요. 21살의 선수답게 아주 빠른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지닌 선수였습니다. 1:1 상황에서 몇차례 보여줬던 크로스오버 드리블은 정말 상대선수임에도 박수를 보낼만한 플레이였습니다. 돌파뿐만 아니라 3점까지 터트리며 한국 수비를 난처하게 만든 선수입니다.


좋은 수비를 보인 한국, 대등한 리바운드 싸움

그래도 한국은 전반 수비가 괜찮았습니다. 전반 초반에는 맨투맨을 구사했고, 2쿼터에 들어 최준용 + 전준범 선수를 기용하며 드랍존디펜스도 구사했습니다. 순밍후웨이가 날라다녔던 전반에는 맨투맨보다는 드랍존 디펜스가 조금 더 유효한 느낌이었습니다. 순밍후웨이나 딩얀유항 같은 선수들이 개인기량이 좋은 선수들이라 맨투맨 수비는 곧 잘 풀어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드랍존 디펜스를 구사한 뒤부터는 중국 역시 공격작업이 많이 뻑뻑해졌습니다. 볼을 들고 서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쉽게 찬스를 만들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2미터12의 장신 센터 왕저린이 파울트러블로 인해 전반을 거의 뛰지 못하며 리바운드 싸움도 한국과 중국이 대등했습니다. 치열하게 전개된 전반은 막판 딩얀유항이 득점을 쌓아올린 중국이 4점 리드 한채 마쳤습니다.



후반 - 아! 파울트러블, 아! 리바운드


파울트러블에 빠진 오세근 선수, 신이난 중국 점수차를 벌리다

후반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의 오세근 선수가 오펜스파울을 범했습니다. 이 파울로 오세근 선수는 4파울이 되었고 벤치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때부터 한국이 조금 꼬였습니다. 6점차에서 연달아 6실점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매우 좋지 못했습니다. 첫 2점은 수비가 세팅된 상태에서 순밍후웨이에게 돌파득점을 허용했습니다. 가드가 뚫리고 헬프디펜스가 늦은 밑선수비까지 제쳐낸 순밍후웨이였습니다. 다음은 속공상황에서 순밍후웨이가 레이업을 놓쳤지만 트레일러로 들어오던 아부두사랴무에게 세컨 찬스 득점을 내줍니다. 그리고 이어진 중국의 공격에서 딩얀유항이 다시 한번 한국의 앞선 수비를 제쳐내고 이종현 선수의 블록슛을 피해 득점을 올립니다. 세 장면 모두 중국의 기세를 살려줄 수 있는 공격들이었고, 한국의 수비가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점하는 과정이 매우 좋지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허훈의 맹활약

하지만 가라앉은 흐름을 후반 시작부터 좋은 몸놀림을 보여준 허훈 선수가 다시 끌어올렸습니다. 12점차로 벌어진 상황에서 3득점을 포함해 공격에서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몇차례 좋은 패스가 이종현 선수의 골밑득점과 전준점 선수의 3점으로 이어지며 중국과의 스코어 차이를 10점 내외로 유지시켰습니다. 허훈 선수는 한국 선수들 중 후반에 그나마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16점 4어시스트로 활약했습니다. 작은 사이즈와 지역방어에 대한 이해도 부족으로 수비기여도가 낮다는 평가도 많지만 오늘만큼은 잘 풀리지 않는 공격에 숨통을 틔어준 유일한 선수였습니다.


무너진 한국의 수비, 좁혀지지 않는 점수

한국이 한번 벌어진 점수를 좁히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한국의 수비가 전반처럼 중국에게 어려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중국은 공간을 넓게 쓰며 한국의 드랍존 디펜스를 잘 공략했습니다. 여러 루트를 통해 한국의 존디펜스를 공략했는데요. 첫번째는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돌파 & 킥아웃 & 다시 돌파하는 과정을 통해 한국의 센터 수비들이 많이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중국의 앞선 선수들이 한국의 센터수비를 달고 슛하는 상황을 만들고,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왕저린과 같은 장신의 중국선수들이 손쉽게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득점으로 연결시켰습니다. 두번째는 하이포스트에서의 공격이었습니다. 중국의 프런트코트 선수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코너, 로우, 하이를 번갈아 침투하며 한국의 수비를 많이 흔들어놨는데요. 이 과정에서 딩얀유항이 하이포스트 미들슛을 통한 득점을 몇차례 올렸습니다.


4쿼터 한국은 프레스 수비까지 쓰며 점수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젊은 중국은 생각보다 침착했습니다. 몇차례 실책이 나오고 어이없는 플레이가 나오며 분위기를 내어줄 법도 했으나 쉽사리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추격시점에 중국 벤치의 작전타임 타이밍도 너무 좋았고, 프레스 수비를 썼던 한국의 체력소모도 상당하여 결국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홈에서 아쉬운 패배를 허용해야만 했습니다.



양팀 경기 기록


양팀의 경기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중국은 이 경기 매우 좋은 슈팅성공률을 보였습니다. 특히 3,4쿼터에 들어 한국의 존 디펜스를 매우 잘 공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외각 공격작업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3점 성공률이 36%로 나쁘지 않지만 좋은 찬스를 통해 나온 3점이 거의 없었습니다. 세컨찬스 혹은 터프샷 상황에서의 3점이었습니다. 중국의 어린 선수들이 공격적인 수비를 통해 한국 슈터들의 공격을 매우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리바운드의 경우 왕저린이 파울이 많아 쉬었던 전반전은 대등했으나, 후반에서는 중국이 조금 앞서는 모습이었습니다. 전반전에는 왕저린의 공백을 김종규, 오세근 선수가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득점을 통해 잘 공략했습니다. 하지만 후반에는 오히려 반대의 모습이었습니다. 김종규 선수가 부상으로, 오세근 선수가 파울트러블로 코트를 비운 사이 왕저린과 중국의 장신 포워드들이 공격리바운드를 많이 걷어냈습니다. 한국은 좋은 수비를 했을 때에도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세컨찬스 실점을 해 점수차를 좁히기가 어려웠습니다.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2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한국인데 이날은 중국과 비슷한 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경기 초반 투맨게임을 통해 몇차례 좋은 패스가 나오긴했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패스연계를 통한 득점이 나오는 장면이 드물었습니다.


양팀 선수 기록

한국


중국



Top Performer

순밍후웨이(가드, 17번)

승리한 중국의 탑 퍼포머는 순밍후웨이가 선정되었습니다. 전반의 순밍후웨이는 대단했습니다. 전반전에만 19점을 올렸고 야투성공률은 100% 입니다. 빠른 스피드와 높은 점프, 그리고 몇차례 크로스오버 드리블 까지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이런 능력을 토대로 전반에 깔끔한 돌파를 몇차례나 선보였습니다. 그 결과 중국이 한국과 전반에 대등한 스코어 싸움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21살의 어린 선수입니다. 중국은 현재 궈아이룬이라는 에이스 가드가 있는데 또 한명의 좋은 재목이 나온 것 같네요. 중국프로리그에서는 용병들로 인해 아직 기량을 많이 못 펼치고 있다고 하는데 경험이 쌓이기 시작하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 같습니다. 


순밍후웨이 Shooting chart(전반전, 6개성공/6개시도)


패했지만 한국의 탑 퍼포머는 허훈 선수가 선정되었습니다.


허훈(가드, 6번)

허훈 선수 역시 후반전에 보여준 활약이 인상깊었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나와 부담감도 상당했을텐데 역시 대담함이 있는 선수입니다. 한국이 돌파 등을 통해 경기를 풀어줄 수 있는 선수가 없어 답답한 상황에서 허훈 선수가 숨통을 조금 틔워줬습니다. 종종 미스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적극적으로 돌파하고 많이 움직여주면서 찬스를 만드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3점 2개 포함 16점을 올렸고 어시스트는 4개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 이번 예선 1라운드 1,2차전을 1승1패로 마무리했습니다. 대표팀 선수들은 다시 소속팀을 복귀하여 KBL 시즌을 치르게 됩니다. 한수 위로 평가되는 뉴질랜드를 원정에서 제압하며 기분좋은 시작을 했지만, 홈 팬들앞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내년 2월에는 한국의 홈에서 연이어 두경기가 치뤄집니다. 홍콩과 뉴질랜드를 상대할 다음 두경기에서는 시원한 승리를 보여주길 기대해보며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FIBA 농구월드컵 2019와 관련된 다른 정보는 아래 포스팅을 방문해주세요!




BELATED ARTICLES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