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를 주제로 한 영화가 많지 않죠.
저는 농구를 아주아주 좋아해서 농구가 주제인 영화는 챙겨보고 있습니다. 농구를 주제로 한 영화, 어떤 것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 같은 경우엔 어렸을 적 보았던 웨슬리 스나입스 주연의 "덩크슛"이 먼저 떠오르네요.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 고등학교 농구 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코치 카터", 대학교 농구 팀을 다룬 "글로리 로드"가 개봉을 했었습니다.

오늘은 그 영화들 중 "글로리 로드"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글로리 로드(2006)


​+ 감독
•제임스 가트너
+ 주연
•조쉬 루카스(돈 하스킨스 역)
•데릭 루크(바비 조 힐 역)
•오스틴 니콜스(제리 암스트롱 역)
•존 보이트(아돌프 루프 역)

배경
스포츠 영화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영화들이 많습니다. 글로리 로드 역시 텍사스 웨스턴 대학교 농구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배경은 인종차별이 심했던 1960년대 미국입니다.

당시 미국의 대학농구 NCAA는 백인 선수들이 득세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1956년 샌프란시스코를 우승으로 이끈 빌 러셀, KC존스와 1962년 신시내티를 우승시킨 오스카 로버트슨과 같은 흑인 선수들도 있었지만 이런 특출난 재능을 가졌던 선수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백인 선수들이었습니다. NBA 역사에 길이 남을 그들 역시 당시엔 같은 숙소나 식당을 이용하기 힘들었고 많은 차별을 당했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가난했던 흑인 선수들이 선수생활과 생업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설령 코트에서 뛴다고 하더라도 백인들의 야유와 비난을 참아내야만 하는 상황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BQ가 떨어진다거나 새가슴이라는 오명을 써야만 했습니다.

간단줄거리
​위에서 설명드린 시대 배경에서 여고 농구팀 감독을 맡았던 돈 하스킨스는 텍사스 웨스턴 대학의 감독직을 제의받습니다. 학교 측은 팀을 적당히 운영해주기를 바랬지만 하스킨스는 아주 승부욕이 뛰어난 감독이었습니다. 이기는 팀을 만들기 위해 좋은 고교 선수들을 스카웃하려하지만 대학 하위권 팀인 텍사스 웨스턴으로 입학하려는 선수들은 없었습니다. 선수 구성에 어려움을 느낀 돈 하스킨스는 다른 방법으로 선수 영입을 시작합니다. 주목받지 못했던 흑인 선수 7명을 스카웃하게 됩니다. 길거리에서 농구를 하던 선수들, 팀에서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던 흑인 선수들을 영입하여 팀을 구성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백인 선수들과 함께 다가오는 NCAA 시즌을 위해 훈련을 시작하게 됩니다. 흑인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텍사스 웨스턴 대학은 어딜가나 야유와 비난에 시달립니다. 흔들리는 선수들을 잡아가며 돈 하스킨스 감독은 꿋꿋하게 경기를 해 나갑니다.



이후의 스토리나 상세한 내용은 영화를 직접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농구를 주제로 한 이야기이긴하나 인종차별과 관련된 내용도 많이 담고 있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 마음에 울림을 주는 영화입니다. 평소 농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적극 추천을 드리고, 농구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한번쯤 볼만한 영화라 생각이 듭니다.

명대사

농구하는 거요. 그건 게임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거에요. 중요한건, 당신들은 그 음악을 들으려고 하지 않아요.(바비 조 힐)

​하스킨스 감독이 바비에게 스카웃 제의를 했을 때 바비가 했던 말입니다. 자신이 연주하는 농구라는 음악을 백인들은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농구를 아름다운 음악에 비유했던게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가끔 실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 리듬을 타고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있습니다. 저도 농구가 그루브 넘치는 음악같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는데 그래서인지 이 대사가 참 좋았네요.

난 색깔을 보지 않아. 민첩함과 기술을 봐, 넌 그것을 가졌고(돈 하스킨스)

​스카웃 제의를 거절하는 바비 조 힐에게 건넨 하스킨스 감독의 대사입니다. 아무런 편견없이 선수들을 대하는 코치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대사입니다. 영화 중간 경기 중에 바비 조 힐에게 던진 대사도 인상적인데요. 저들은 최고의 선수들이지만 지금 나에게 한명을 선택하라면 바로 너다 라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네 존엄성은 네 안에 있는거야.(돈 하스킨스)

​인종차별을 당해 혼란스러워하는 선수들에게 던진 감독의 한마디입니다. 네 존엄성은 네안에 있으며 그걸 네가 꺼내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짓밟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해주는 모습이 참 멋졌습니다. 한 팀을 이끄는 리더라면 이런 모습을 갖춰야겠죠.​



실제로 이들이 활약한 이후 미국 농구계의 편견은 많이 허물어졌다고 합니다. 흑인 선수들이 재평가 받기 시작했고 대학팀에서의 비중도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속에 잠시 등장하는 펫 라일리는 엔딩 크레딧의 인터뷰 영상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마치 1966년의 노예해방선언 같았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했던 실존 인물들은 "농구"를 매개체로 자신들의 존엄성을 보여주기 위해 그 누구보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의 시선과 생각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화려하고 볼거리가 다양한 영화는 아니지만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져주는 영화입니다. 꼭 한번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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